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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SHION/TREND

[Sewing Boundares]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잇는 소잉바운더리 X 질경이 전시를 다녀오다.


요즘 넘쳐나는 브랜드들 속에서 흔히 말하는 '전통' 혹은 영어로 트래디셔널<Traditional> 혹은 헤리티지<Heritage>를 외치는 브랜드가 유독 많다.

하지만 우리는 한번 쯤 진지하게 과연 그들이 말하는 전통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영국의 세빌로우 시작한 클래식 스타일을 지향한다고 해서 그 브랜드가 전통있는 브랜드일까?

아니면 미국의 노동자들에서 시작된 아메리칸 캐쥬얼 혹은 워크웨어를 지향한다고 전통있는 브랜드가 되는 것일까?

하지만 이런 문제는 꽤나 민감하기도 하지만 그들이 맞고, 틀리다 말할 수 있는 이렇다 할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국내의 브랜드 중에선 그들의 전통과 역사를 한쪽벽 가득히 빼곡하게 채워넣으면 어필할 수 있는 곳은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런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국내에도 자신들의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시작한 브랜드들은 

분명히 미래에는 그들의 아카이브를 통해 전통과 역사를 어필 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는 그들이 제안하는 트렌드와 감각을 따라가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옛 것을 표방하는 클래식에만 기반을 둔 브랜드들이 전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전통은 언제나 현대와 교감할 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나는 법이고, 분명 누군가는 옛것과 새로운 것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해야한다.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잇는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제 두번 째 시즌을 맞이하는 하동호 디자이너의 소잉바운더리 <Sewing Boundaries>는 꽤나 어려운 길을 선택하여 잘 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쏘잉바운더리가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2014 S/S이자 쏘잉바운더리의 두번 째 시즌이 진행한 삼청동 생활문화원 질경이와의 전시 겸 콜라보레이션을 다녀와서 더욱 확고해졌다.


우아한 곡선, 넉넉한 실루엣 모든 것들이 우리나라의 전통의상과 어딘지 모르게 닮아 있었고,

목재와 살로 이루어진 공간인 생활문화원에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전통의 미를 살릴 수 있는 디자인 속에서도 하동호 디자이너는 언제나 자신이 전달하고 자 하는 메시지를 확실히 표현해낸다.

이번 시즌 컨셉으로 알려진 'on a rainy day...'를 표현하고자 그가 선보인 옷에는 스트라이프 패턴과 우산을 쓴 소년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위트있고, 적당히 트렌디한 현대적인 모습과 전통의 연결고리를 확실히 하고 있는 셈이다.





Sewing Boundaries 2014 S/S Collection

on a rainy day



슬쩍보면 마치 목욕가운을 떠오르게 하는 아우터는 보기보다 입었을 때 꽤 멋진 아이템이다.

허리를 조일 수 있는 끈도 있고 재질도 그렇고 정말 가운과 비슷하지만 직접 입어보면 '어...좋은데?'라고 느껴지는 그런 신기한 녀석

뒷쪽에는 이번 시즌 컨셉과 어울리는 자수를 세겨넣은 모습이다.



조금은 빳빳한 소재감을 가지고 있고, 연꽃을 연상시키는 자수가 새겨져 있는 모자는 소잉바운더리가 처음 선보이는 제품이다.

쿨 그레이 톤의 컬러라 무난하고 시원해보이는 느낌도 주고, 짜임새가 튼튼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 컬렉션 중 가장 마음에 들면서, 중심이라고 생각한 아이템.

2014 여름에는 그 전보다 쇼츠를 이용한 수트가 많이 보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물론 나도 하나 장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마침 소잉바운더리에서 이렇게 선보이니 끌린다.



진리의 컬러배색이라고 할 수 있는 블랙&레드 컬러블록의 스타디움 자켓은 매우 독특한 디테일을 보여준다.

카라 뒷 쪽은 다른 소재를 써서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듯한 포인트를 주었고, 소매의 디자인은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유니크한 디테일이다.

뿐만 아니라, 포켓을 2개가 아닌 4개를 사용하여 신선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현대적인 느낌으로 디자인한 아노락 자켓이라고 해야할까.

역시 스트라이프 패턴과 우산을 든 소년의 자수를 사용하여 포인트를 주었고, 어깨와 소매의 연결 부분, 포켓 등을 활용해 독특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역시 스트라이프 패턴을 사용하였고, 포켓과 자켓의 끝 부분에 조금 다른 패턴을 사용해 파이핑 디테일로 마무리 한 자켓은

디자인은 마음에 들었지만 S/S 제품치고는 두꺼운 소재감때문에 오히려 F/W 제품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버튼을 위 까지 채우면 일반적인 자켓 라펠과는 다르게 숄카라 디자인으로 접히기 때문에 더욱 괜찮아 보였던 자켓이다.



정확히 뭐라고 표현해야 할 지 어려운 디자인의 티셔츠.

소재도 일반 코튼소재가 아니라 광택과 신축성이 있는 져지같은 느낌을 준다.

옆 쪽에 트임이 있는데 티셔츠와 레이어드하여 포인트를 주는 느낌으로 연출하면 좋을 것 같다.



바로 위의 아이템과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아이템.

위의 티셔츠는 절개가 한 쪽에만 있지만 이 제품은 양쪽 다 절개 디테일이 있고 슬리브리스 디자인으로 되어있다.

두 아이템 모두 이렇게 티셔츠와 레이어드하여 입도록 출시가 되었다.



여름에 입기 좋은 리넨 소재에 라운드 카라를 사용한 셔츠.

라운드 카라와 셔츠의 색감이 전통적인 분위기를 내는 곳에서 보니 더 한국의 미를 강하게 표현해주는 듯한 느낌을 준다.

카라에는 흔히 후드에서 볼 수 있는 줄을 넣어 독특한 포인트를 준 모습이다.



2013 F/W 시즌에 이어 같은 디자인으로 출시 된 스웻셔츠.

시즌 컨셉에 맞게 스트라이프 패턴을 사용하였고, 지난 시즌은 완전한 오버사이즈 디자인으로 출시된 것에 비해서

이번 시즌에는 일반적인 실루엣으로 출시가 되었다.



비가 오는 느낌을 표현한 스트라이프 패턴과 

우산을 들고 있는 모습의 자수를 이용하여 디자인한 니트웨어.



확실히 상의, 하의 어떤 곳에서든지 이번 시즌의 소잉바운더리는 '스트라이프 패턴'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다.



개량한복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실루엣과 재미있는 디테일을 가지고 있는 팬츠는 이번 시즌 선보인 많은 바지 중 가장 눈에 띄고,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무릎 부분의 포인트를 주고, 바지 밑단은 버튼을 활용해 두 가지 스타일로 연출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이번 시즌 소잉바운더리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가방, 슈즈, 모자 등을 출시하며

보다 다양한 아이템으로 컬렉션을 완성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옷의 가치를 완성시키는 것은 단순히 그 옷을 만들 때 사용된 구성요소들만이 아니다.

수백만원 짜리 명품이 동네 마트 진열대에 올라가 있으면 명품처럼 보이지 않듯이 옷이 걸려있는 장소 또한 중요한 것이다.


말로만 전통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옷이 표현하고 자 하는 바를 가장 잘 나타내 줄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한 쏘잉바운더리는

디자이너 하동호가 생각하는 옷의 가치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


PHOTO@ HYUNGSOO PARK

EDIT@ HYUNGSOO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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